2009년 10월 21일 수요일

하오의 풍경 (시)

 

 

 

 

 

 

 

 

 

 

 

발표일 1995. 5. 1. 월간문학 1995년 5월 제315호 월간문학사


 하오의 풍경

                         청산



풀냄새 그윽한 섀도우힐(Shadow Hill)
살찐 말들이 풀을 뜯고 있는
선밸리(Sun Valley) 郊外마을
초여름의 야산 기슭에 올라
청포도를 따는 아낙네들의 손이 바쁘다.

그 곁으로
말을 타고 언덕을 내려오며
멕시코 카우보이의 후손 남녀가
환한 눈짓을 보내는
사람자취 뜸한 촌락 끝 언덕 위
고압선 아래 서 있는 집.

그 집 울타리 안
푸른 잔디
하얀 정자
인공 연못 위
조그만 구름다리를 따라 시선을 끌며
해가 저무는 하늘로 오르는
내 나이와 같은 사십여 계단.

한센(Hansen)湖水로부터
짙은 물안개가 밀려올 때
행여나 하며
주인 없는 집을 둘러보며 우리는
고압선의 무게만큼이나 신중히
그 집 앞을 떠나며 아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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