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5월 29일 일요일

청산 시인 문학작품집

청산 李 豊 鎬 Paul Lee 시인의 시詩, 시조時調, 영시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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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조회순 1위 시] '여름강'[신작시]',난초 옆에서[발표시],도라지꽃'[발표시], 꽃에 대한 한 회상[시조]'The Virgin River'[영시] 전문◈

- '시사랑 시의 백과사전 이풍호 편' 조회순 1위 시 -
추억 

오솔길을 거닌다
그림자 하나 데리고 침묵 속으로
정적 속으로 걸어간다. 

이른 아침 산새가 새벽 별잠에서
나의 발걸음 소리에 후다닥 깨어나 
여명黎明을 향해 날아가고 
외로운 나의 생각은
문득 생소한 거리를 걷는 기분이다.

어제도 그제도 밟고 지나 온
돌뿌리 낯익고 
길섶에 피어 욱어진 꽃잎 반기는
오솔길을 나서 
먼 길을 간다. 
- 1971. 11. 


- 나의 신작시 - 
여름강 

가슴 풀어헤치고
한 치 숨김없이
온 몸으로 보여주는
용기를 가졌구나

슬픔을 슬픔으로
기쁨을 기쁨으로
말하는 진실을 지니고
목마른 땅에서
형체는 구부러져도
제자리를 지킬 줄 아는 너

절대로 거꾸로 올라가지 않고
한 곳으로 향하는 순리順理를 보면
우리의 빈번한 역행逆行이 부끄럽다

여름강은 언제나 넉넉한 몸매로
개여울을 타고 실개천을 지나
아담과 이브 이후
우리가 미리 알 수 없는
절망 속으로 시험 속으로

누가 뭐라해도
가고자하는 길만을 갈 뿐이다
온갖 편법과 수단으로 징검다리 위를 건너는
많은 사람들의 세상살이를 아는듯 모르는듯
때로는 무시하는듯!

2003. 7. 19. 


* 8월의 시
난초蘭草 옆에서- 李 豊 鎬 

생명의 길을 간다
더러는 즐거이, 힘겹게.
우리가 태어나기 전부터 
신이 마련한 에움길과 
외골목길을 지나서 나의 순례자巡禮者는
곧고 가파른 길을 오른다. 

꿈은 신이 주신 길
꿈 속 
걸어온 길 위에
사시사철 바람 따라서
홀로 가벼이 흔들리며 
살짝 드리운 허공. 

삶을 돌이켜 보는
청아淸雅한 기상 
(꿈에서 깨어나기 전에
순례자의 길을 걷고 싶다.) 
꿈에서 깨어나 
좋은 세상 살고 싶다.


- 나의 발표시 -
[현대문학 1995년 10월 490호에서]

도라지꽃

토담 둘러친 뒷뜰
장독대 옆 꽃밭에 
더덕넝쿨이 방울꽃 
대롱대롱 피울 때 
도라지가 깊은 산골을 
꿈꾸며 꽃을 폈다. 

시집가는 누나가 
남 몰래 쓰다듬고 
수줍은 미소지으며 
잎파리에 하소연 물들여 
파란 꽃 피웠을까. 

싱싱한 잎줄기에 
푸른 초여름이 
팰리트 위의 물감처럼
짙게 묻어 있는 아침, 
이슬 방울방울 
내 어린 가슴 속에 
자연의 놀라운 풍경으로
波紋을 그려주던 꽃. 

그 도라지 꽃을 
인상 깊었던 명화처럼
지금 떠올릴 수 있기에 
잊어야 할 추억이 많은 
이 세상에서도 
나는 즐겁다. 
- 나의 時調 -

꽃에 대한 한 회상

꽃보다 더 아름다운 것
세상에 또 있을까

어머니의 꽃밭에 핀
분꽃과 흰 백합화 

아버지
그리운 밤마다
어머니가 사랑한 꽃. 


- 나의 영시 -The Virgin River 
- Zion National Park, Utah, 1982
By Paul Lee

Beyond the unique formations 
of gentle and taming rocks, 
the sunshines are dropping 
on the morning stream 
through the trees, 
where we are stopping
to examine His wonderful works.

We slowly pass the winding tunnel 
with both hope and desperation. 
My journey will not last long without you,
while the river ceaselessly flows 
into the Zion Narrows 
of the taming Zion Canyon.

[Modern Poetry, No.3/4, 1997]


초대시 좋은 시◈'사람들은 왜 모를까- 김용택,남남 1, 55- 조병화 세월이 가면-박인환 행복- 청마 유치환 Salute - James Schuyler◈


사람들은 왜 모를까- 김용택

이별은 손 끝에 있고 
서러움은 먼데서 온다 
강 언덕 풀잎들이 돋아나며 
아침 햇살에 핏줄이 일어선다 
마른 풀잎들은 더 깊이 숨을 쉬고 
아침 산그늘 속에 
산벗꽃은 피어서 희다 
누가 알랴 사람마다 
누구도 닿지 않은 고독이 있다는 것을 
돌아앉은 산들은 외롭고 
마주 보는 산은 흰 이마가 서럽다 
아픈 데서 피지 않은 꽃이 어디 있으랴 
슬픔은 손 끝에 닿지만 
고통은 천천히 꽃처럼 피어난다 
저문 산 아래 
쓸쓸히 서 있는 사람아 
뒤로 오는 여인이 더 다정하듯이 
그리운 것들은 다 산 뒤에 있다 
사람들은 왜 모를까 봄이 되면 
손에 닿지 않는 것들이 꽃이 된다는 것을 
- '시사랑 시의 백과사전 www.poemlove.pe.kr' 영상시 


남남 1, 55◈ - 조병화 

남남 1 

푸른 바람이고 싶었다
푸른 강이고 싶었다
푸른 초원이고 싶었다
푸른 산맥이고 싶었다
푸른 구름
푸른 하늘
푸른 네 대륙이고 싶었다

남남의 자리
좁히며
가까이
네 살 닿는 곳
따사로이

네 입김이고 싶었다
네 이야기이고 싶었다
네 소망이고 싶었다

네가 깃들이는
마지막
고요한 기도의 둥우리이고 싶었다

흙바람 개인 날 없는
어지러운 너와 나의 세월
마른 내 목소리

푸른 네 가슴이고 싶었다
푸른 네 목숨이고 싶었다
너와 날 묻은
푸른 대륙이고 싶었다.

남남 55 - 조병화 

떠나는 자
머무는 자

세상은 그렇게 놓여진
상봉과 작별
무량한 시간
순간의 장소

사랑도 미움도
일순
동행 동숙하며
작별
하룰 산다
하룰 죽는다

실로 생명은 우연한 결합
남남
마주 통하여
정들어 정붙이다 목숨 끊어지면
그뿐

떠나는 자
머무는 자
영원
남는 자는 외롭다

인간이여
남남의 동행이여. 


세월이 가면 ◈- 박인환 

지금 그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옛날은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취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내 서늘한 가슴에 있네.
 

행복♥ -청마 유치환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 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머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더 의지삼고 피어 흥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방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 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 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Salute
By James Schuyler

Past is past, and if one
remembers what one meant
to do and never did, is
not to have thought to do
enough? Like that gather-
ing of one of each I
planned, to gather one
of each kind of clover,
daisy, paintbrush that
grew in that field
the cabin stood in and
study them one afternoon
before they wilted. Past 
is past, I salute
that various field.
- from 'Fifty Years of American Poetry'
by the Academy of American Poets, 1984, p. 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