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16일 금요일

에쿠니 가오리의 감성소설 '도쿄타워' 를 읽고

키미코는 검정색 속옷을 입고 있었다. 안으면 늑골이 만져질 정도로 살이 없었다. 그러나 플라멩코 덕분인지, 팔다리는 예쁘게 근육이 붙어 힘있다. 큼직한 손바닥이 옛날부터 콤플렉스라고 했다.

코우지는 키미코의 손바닥이 좋다. 평소에는 차가운데 침대에서는 온도가 올라가는 점도, 코우지의 피부를 어루만질 때의 교활한 움직임도, 사타구니로 미끄러져 들아가 코우지를 부드럽게 쥐거나 감싸안을 때의 탐욕스러운 달콤함ㄷ.

″어떻게 해주면 좋아? ″

코우지는 가끔 물어본다.

″내가 어떻게 해야 키미코를 좀 더 기분좋게 해줄 수 있는데? ″

키미코는 그때마다 사타구니 사이에서 얼굴을 들고,

″잠자코 있어. ″

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또한, 키미코는 신기할 정도로 낭창낭창한 몸을 가지고 있었다. 코우지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그녀의 육체가 행복해 하는 것이 느껴지고, 코우지가 피부에 숨결만 살짝 흘려도 키미코는 입술을 떨었다.





카미코는 악마다.

코우지는 자신을 타고 않은 여자의, 가늘면서도 놀랄 만큼 부드럽고 매끄러운 허리를 보며 생각했다.

″보기 좋은 걸. ″

키미코가 코우지를 내려다보면서 말한다. 키미코의 가슴은 작은 편이지만. 밑에서 올려다보면 조금 풍만해보인다.

키미코는 악마다.

″한 시간 딱 채워. ″

방금전 키미코는 코우지에게 그런 말을 했다. 한 손으로 가슴을 감싸면서 다리를 휘감고, 귓볼에 입술을 대며 달콤한 말을 흘린다. 키미코가 좋아하는 일을 한참 해 주고 있는 동안에.

코우지 위로 키미코의 몸이 서서히 내려온다. 키미코의 허리뼈가 배에 와닿는다. 그것은 도드라져 있고 따뜻하다.

″멋져. ″

키미코의 목소리는 미소를 머금고 있다. 침대에서 키미코는 종종 웃음소리를 낸다. 그것은 키미코가 만족하고 있다는 표시다.

″ 이것 봐, 코우기자 내 속에, 빈틈없이, 아주 가득가득, 굉장해. ″





키미코는 악마다

이토록 분방히 즐기다가도 한 시간이 지나면 지체없이 돌아가버린다. 마치 좋은 아내인 듯한 얼굴을 하고.

″ 나는 너무 괜찮은 아내야. ″

언젠가 키미코는 그렇게 말했다. 처음 만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 커피 한 잔에 8백엔이나 하는 찻집에서였다.

″ 내 입으로 하는 말이 아니라, 집안일은 완벽하거든. ″

키미코는 화려한 색상의 탱크톱에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

″ 완벽? ″

″ 남편은 넥타이 하나 자기 손으로 고르는 법이 없어. 냉장고에서 캔맥주 하나도 꺼내올 줄 몰라. ″

″ 헤에, 폭군이 따로 없네. ″

코우지가 놀리자 키미코는 키득키득 웃었다.

″ 그런 건 폭군이라고 하지 않아. 얼간이라고 하는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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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키쓰했다. 몇번씩이나 키쓰했다. 소파에 뒤엉키고, 토오루는 자신의 팔이 시후미를 안아 부수는 게 아닐까 싶었다. 시후미의 양손은 토오루의 뺨을 감싸고 있었다. 시후미의 입술은, 그야말로 무방비 상태의 무언가였다. 키스 도중, 시후미는 몇 번씩이나 사랑한다고 말했다. 말도 안되게 사랑한다고 말했다. 이런 일 믿어지지않는다고.

어쩌지도 못하는 몇 분이 지나고, 키스가 멈추어도, 두 사람 다 일어나려하지 않았다.

"무거워요?"

토오루가 묻자, 시후미는 고개를 옆으로 흔들었다.

"이거, 좋은 소파 같아."

소파는 아무리봐도 싸구려인데다 조금 작았으나, 두 사람분의 몸이 딱 들어갔다.

토오루는 그대로 눈을 감았다. 시후미의 팔에 머리를 안긴채.

"이렇게 함께 살아 있어."

조용히, 시후미가 말했다.

"같이 살지 않아도, 이렇게 함께 살아 있어."

토오루는 대답하지 않았다.

몸의 위치를 바꾸기도 하고, 뺨과 이마에 입을 맞추기도 하면서 조금 잤다. 창밖이 파래지기 시작할 즈음, 다시 인스턴트 커피를 마셨다. 그곳에 달리 마실 것이 없었다. 비는 이미 그쳐 있었다.

"전화, 걸고 싶어요?"

토오루가 묻자, 시후미는 웃으며 부정했다.

"돌아가는 것이 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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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제이제이: 저는 '도쿄타워'를 자세히 읽지 않고 빠르게 훓었을 뿐이나, 이 대목을 참 괜찮게 봤습니다. 대학 초년생인 코우지와 유부녀 키미코의 정사가 참 사실적이면서도 아름답게 그려졌어요. 다만 키미코가 남편 이야기를 하는 것은 경박하다기보다 좀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런 경우엔 남편, 혹은 아내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게 인간에 대한 예의가 아닌가 싶어요.



참 [인간에 대한 예의]라는 소설을 쓴 공지영씨가 이번에 일본작가 츠지 히토나리와 공동집필해서 소설 책을 냈는데요, 공씨 왈 ″ 츠지씨와 '냉정과 열정'을 함께 쓴 에쿠니씨가 나를 보고 싶어 한다니, 아마 질투를 느껴서인듯 하는데, 에쿠니씨를 만날 때는 예쁘게 하고 나가야할까 봐요. ″

2005-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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