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3일 토요일

슬픔이 나를 깨운다(황인숙) Sorrow Wakes Me Up (Paul Lee)

http://cafe.munhwa.com/literarture/735 


 

 

  

 

슬픔이 나를 깨운다

황인숙


슬픔이 나를 깨운다.
벌써!
매일 새벽 나를 깨우러 오는 슬픔은
그 시간이 점점 빨라진다.
소리없이 나를 흔들고, 깨어나는 나를 지켜보는 슬픔은
공손히 읍하고 온종일 나를 떠나지 않는다.
슬픔은 잠시 나를 그대로 누워 있게 하고
어제와 그제, 그끄제, 그전날의 일들을 노래해준다.
슬픔의 나직하고 쉰 목소리에 나는 울음을 터뜨린다.
슬픔은 가볍게 한숨지며 노래를 그친다.
그리고, 오늘은 무엇을 할것인지 묻는다.
모르겠어...... 나는 중얼거린다.

슬픔은 나를 일으키고
창문을 열고 담요를 정리한다.
슬픔은 책을 펼쳐주고 , 전화를 받아주고 , 세숫물을
데워준다.
그리고 조심스레
식사를 하시지 않겠냐고 권한다.
나는 슬픔이 해주는 밥을 먹고 싶지 않다.

내가 외출을 할때도 따라나서는 슬픔이
어느 결엔가 눈에 띄지 않기도 하지만
나는 곳에서 슬픔이
방안 가득히 웅크리고 곱다랗게 기다리고 있음을 안
다.
***

 

Sorrow Wakes Me Up

Written by Insuk Hwang
Translated by Paul Lee


Sorrow wakes me up.
Already!
Every dawn sorrow comes earlier and earlier
to wake me up.
Sorrow surely overworks.
Shaking me without a word and watching me awaking,
sorrow, bowing politely, stays with me all day.
Sorrow makes me keep to my bed for a while
and sings the things of the past days.
I cry out for sorrow's low, husky voice.
Sorrow ends song sighing lightly.
And sorrow asks me what I do today.
″I don't know...″ I whisper.

Sorrow helps me up,
opens the window and takes up my comforter.
Sorrow opens a book, holds the phone and warms the bath.
And nicely,
sorrow asks me to have breakfast;
I don't want to eat what sorrow cooks.

When I leave home, sorrow accompanies me
though, sometimes, sorrow vanishes away.
But when I am slowly heading for my room,
I see sorrow crouching there inside,
waiting for me gently.


- Translated, from the Korean, by Paul Lee 청산
8/6/89 and 9/10/90

 

Insuk Hwang, who was born in 1958 in Seoul and made her

literary debut as her poem in the Daily Kyunghyang Literary

Contest in 1984, lives in Seoul. She has published her books of

poetry collection including Sorrow Wakes Me Up (1990).

 

다른 시 읽기 - 비 (황인숙), !Rain!!! (번역 Paul Lee) 2009/09/05 01:34 >>http://blog.chosun.com/paulleehi/4177372 (조선일보 블로그 청산문학) & http://blog.koreadaily.com/impaul/135650 (J블로그 청산문학)


***

 

황인숙 시인  신작 시집 ‘리스본행 야간열차’ 출간
 
고단한 시인의 숙명 애잔한 파두가락되어 울린다

“지난밤,/ 리스본의 첫 밤이자 마지막 밤/ 파두 카페에 갔었다/ 숙명에는 기쁨이 없다고/ 숙명이라는 말에는 기쁨이 없다고/ 숙명이 거듭거듭 노래했다/ 눈 밑살에 주름이 쩌억, 가는 듯했다”(‘파두―Dear Johnny’에서)

 

온건한 탐미주의자 황인숙(49) 시인이 이번엔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에서 아름다움을 찾았다. ‘자명한 산책’(2003) 이후 4년만에 펴낸 시집 ‘리스본行 야간열차’(문학과지성사)에서는 포르투갈 민속음악 파두의 쓸쓸한 가락이 새어나온다. 수록된 57개의 가편(佳篇) 중 ‘파두’란 제목이 붙은 시는 세 편뿐이지만, 시가 비추는 리스본의 뒷골목 풍경과 파두의 애잔함 덕분에 가장 도드라진다.


파두는 포르투갈어로 ‘숙명, 운명’이란 의미다. 이름 뜻에서 감지되듯, 구슬픈 정조에는 귀족의 풍류가 아닌 서민의 애환이 담겨 있다. 시인은 파두를 들으며 이름 모를 포르투갈 시인의 운명을 상상한다. 시인 자신이 감내할 운명이기도 하다. ...

기사전문보기>>[출처] 황인숙 시인 신작 시집‘리스본행 야간열차’ 출간|작성자 웹진 시인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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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뽑은 작가의 책 (26) 김사인 → 황인숙 『리스본행 야간열차』
>>작가가 뽑은 작가의 책(연재)

그 기차는 발랄함 거쳐 우아함에 도착한다

 

         >>작가가 뽑은 작가의 책(연재)

삶을 선하고 충만하게 치르는 높은 기술이 궁금하다면 가령 이런 시는 어떤가.

“아아 남자들은 모르리/ 벌판을 뒤흔드는/ 저 바람 속을 뛰어들면/ 가슴 위까지 치솟아오르네/ 스커트 자락의 상쾌!”(‘바람 부는 날이면’ 전문)

그의 두 번째 시집 『슬픔이 나를 깨운다』에 수록된 이 시를 읽으며 나는 가슴이 철렁했다. 어쩌면 이렇게도 구김 없고 자신만만할 수가 있담. 두메 출신의 나로서는 언감생심 간담이 서늘했다고 해야 맞을 것이다. 그렇지만 속이 다 시원하고 눈앞이 환해지면서, 나도 그 통쾌한 치마를 입어보고 싶어 마음이 스멀거렸다. 길고 품 넓은 플레어스커트를 입고 벌판에 서서 가슴까지 부풀어오르는 바람을 맞고 싶었다.

이 뿐이겠는가. ‘비’ ‘말의 힘’ 같은 시들을 읽을 때 마다 나도 그 싱그러운 감각에 물들어 덩달아 철없고 순수해지는 기쁨을 누렸음을 고백해야 옳다. 황인숙은 그런 시인이다. 갓 튀긴 팝콘 만큼이나 감미롭고 싱그러운 그의 언어들은, 우리의 굳어진 감각을 교란하고 해방시키는 강력한 물리력에 해당한다. 그러한 시인의 타고난 에너지가 연륜과 더불어 비애와 적막과 연민의 표정으로 스스로를 드러내는 어느 지점, 한두 마디로 쉬 형언하기 어려운 마음의 착잡과 깊이의 어느 자리쯤에 서있는 것이 여섯 번 째 시집 『리스본행 야간열차』라고 나는 읽는다. 그러므로 초기의 시집들이 싱그럽고 발랄했다면 이 시집은 이제 따뜻하고 쓸쓸하고 우아하다. 아니 표현이 적절치 않다. 그는 발랄을 버리고 우아해진 것이 아니라, 발랄로서, 발랄의 지극함으로서 우아함에 이른 것이다.

그는 여전하다. 그가 “이 세상 몇 십년 살아도/ 내 세상 같지 않다는 얼굴로/ 나이 지긋한 양반이 간다”(‘흐린날’)고 하거나, “날씨의 절세가인입니다/ 얼마나, 얼마나, 아름다운지!/ 눈이 텅 비는 것 같습니다”(‘하늘꽃’)라고 하면, 그 얼굴, 그 날씨가 여전히 손으로 만지는듯 생생해진다. 심지어 뒷표지의 글 “언젠가는 크리넥스 통에 만 원 짜리 지폐를 가득 채워 휴지처럼 뽑아쓰고 싶다는 농담을 부끄러운 줄 모르고 했었지.(이젠 그도 성에 안 차, 집 안에 현금인출기를 하나 들여놓고 뽑아 쓰고 싶다)” 같은 부분에서마저 비애에 앞서 그다운 익살이 유쾌하기 그지없다. 그런데 그 유쾌함 한 곁으로 어느덧 죽음과 고독과 가난의 식구들이 쓸쓸하지만 평화의 얼굴을 하고 스며 있는 것이다.

그는 삶의 순간들을 선하고 아름답고 충만하게 치르는 높은 기술을 터득했는가 보다. 어떤 처지에서도 풀과 돌과 바람과 고양이와 좁은 골목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영혼의 기술을 그는 익히고 있는 듯하다. 그것은 얼마나 기적적인 권능이자 형벌일 것인가. 남루한 나날들이 견디기 어려울 때 독자들께서는 망설이지 말고 황인숙의 『리스본행 야간열차』에 혼자 오르실 일이다. 귀한 것을 만나게 될 것이다. (김사인 시인)

◆『리스본행 야간열차』(문학과지성사, 2007)=『자명한 산책』 이후 4년 만에 펴낸 황인숙(51) 시인의 여섯번째 시집. 시집 제목 그대로 포르투갈 여행에서 건져 올린 낭만적인 시편들, 시인의 오랜 애착 대상인 고양이를 소재로 한 시편 등 57편이 담겨 있다.  *작가가 뽑은 작가의 책(연재)


 


John Dunbar Theme (Dances With Wol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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