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일/크리스티나 로제티
내 마음은 물가의 가지에 둥지를 튼
한 마리 노래하는 새입니다.
내 마음은 탐스런 열매로 가지가 휘어진
한 그루 사과나무입니다.
내 마음은 무지갯빛 조가비,
고요한 바다에서 춤추는 조가비입니다.
내 마음은 이 모든 것들보다 행복합니다.
이제야 내 삶이 시작되었으니까요.
내게 사랑이 찾아왔으니까요.
My heart is like a singing bird
Whose nest is in a watered shoot;
My heart is like an apple-tree
Whose boughs are bent with thickset fruit;
My heart is like a rainbow shell
That paddles in a halcyon sea;
My heart is gladder than all these
Because the birthday of my life
Is come, my love is come to me…
이 코너에서 한 번도 외국 작품을 소개한 적이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시'만을 소개해도 공간이 모자라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영국 여성시인 크리스티나 로제티(1830∼1894)의 작품을 싣습니다. 얼마 전에 돌아가신 고(故) 장영희 교수께서 자신의 책 제목으로 삼을 만큼 좋아한 시였기 때문입니다. 장 교수께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진정한 생일은 지상에서 생명을 얻은 날이 아니라 사랑을 통해 다시 태어난 날입니다."
글=장재선 기자, 그림=김명화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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