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놉티곤 - 고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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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장의 유리는 안에서는 밖이 보이지만 밖에서는 안이 보이지 않
는 특수유리였다 시선(視線)이 밖으로만 향해 있었다 추워 잔뜩 옷을
껴입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한복판에서 나는 발가벗고 목욕을 즐겼
다 가끔 여자들이 창에 다가와 빼꼼히 안을 들여다봤지만 그녀들은
이 안을 들여다보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자신을 들여다보는 것임을
알았다 하지만 나는 완전히 벗고 있었으므로 매번 마주치는 시선에
움찔하곤 했다 나는 탕 주변을 맴돌며 그녀앞에 커다란 성기를 내놓
고 비누칠을 하고 헛구역질을 하면서 오래오래, 구석구석 양치질을
했다 한 여자가 입술을 묘하게 일그러뜨리며 새로 화장을 고치는 동
안, 안에서 보는 밖은 늘 너무 밝고 바깥에서 보는 안은 너무 어두워
져 나는 더듬더듬 내 몸을 만져 씻는 동안에도 나를 볼 수 없었다 그
녀는 한참동안 나를 집요하게 쳐다보았다 하지만 끝내 한 번도 나를
쳐다보지 않았다 다가가 닫힌 시선을 두드릴까? 열어주세요, 열어주
세요, 이것은 감시도 처벌도 아무 것도 아니예요! 그녀는 눈이 휘둥그
레져 달아나고 다시 몇 명의 여자가 그렇게 캄캄한 안을 들여다보는
척 하면서 자신을 유심히 들여다보다가 사라지곤 했다 그 사이 나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 두 번씩이나 잔뜩 발기를 했고 다시 원상태로 돌
아왔다 <anas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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