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2일 금요일

가을의 시 감상

가을의 기도

김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落葉)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謙虛)한 모국어(母國語)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肥沃)한
시간(時間)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百合)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가을의 기도 / 김현승 작시, 김영준 작곡
Piano & Keyboard, 전영호
Guitar, 박광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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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편지
청산


꽃잎마다 가을 향기를 가득 풍기는 코스모스. 그대의 두 볼에 대어보면  손 끝에 곱게 묻어나던 그 꽃냄새자욱을 잊을 수 없어, 내가 그대를 그리워하면 그리워할수록 내 마음 속에 커져만 가는 허전함을 그대에게 전한다.



오늘밤도 내 잠드는 창가에 가로등이 꺼지고 사방 어둠 속에서 다가오는 그대의 발자취 들리면 나의 사랑은 스산한 바람이 불다 자버린 밤의 고요함 으로 그대의 포근한 가슴 속에 잠들고 싶다.


꽃이 피고 그대 가슴에 샘물처럼 솟아나는 열정이 그대를 향한 내 그리움을 더해주는 이 밤, 그대의 외로운 그림자마저도 나에게 위안을 주리라. 그리고 그대가 내 불꺼진 창가를 아무 의미 없이 그냥 스쳐지난다 해도 오늘밤 나의 사랑은 그대 생각만으로 충만해지리라.


우리가 함께하던 지나간 시간들은 아름다왔건만 무엇이 우리를 멀리 떨어져있게 할까? 우리는 말없이 헤어졌고, 나는 그대가 내 마음 속에 남긴 슬픈 빈 자리를 이 세상 어느 것으로도 채울 수가 없다. 그대를 잊으리라는 내 결심이 허사였음을 이렇게 고백한다.


우린 궁합이 잘 맞지라면서 그대가 가쁜 숨을 몰아쉬던 밤. 그 약속은 아직도 저녁노을 빛처럼 가슴 아프게 남아 있다. 가을 가고 흰 눈이 그대와 내가 즐기던 모든 것들의 형상을 덮는다 해도 나는 그 눈밭을 밟으며 다시 올 그대의 발자취를 갈망하리라.


지금 내가 서있는 자리를 삭풍이 불고 지나간다. 어디서 흐느끼는 바이올린 소리가 들려온다. 그대의 통곡처럼 내 살과 뼈를 찌르는 저 소리는 우리의 사랑을 노래하는 것은 아니리라. 우리가 다시 함께 있으면 이 세상 모두가 우리의 아름다움을 부러워할 것을 그대도 알리라. 거친 밤 나의 열정이 다 꺼져버리기 전에 이 글을 쓴다.


내가 사랑하는 이여, 내가 사모하는 이여  안녕!



[Fantasie-Impromptu in C Sharp Minor] 즉흥환상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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