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25일 일요일

八峰山 그림 속에서 (시)

[미발표 시]

八峰山 그림 속에서
청산

뒷동산 키 큰 소나무 솔잎소리에
봄기운이 실려 오는 계절
나는 오리나 되는 大興중학교에서 돌아와
어머니를 찾았다
아버지는 먼 들밭으로 일나가시고
어머니의 인기척 소리조차 들리지 않으면
부엌 물항아리독에서 찬물 한바가지 들이키고
허기진 배를 붙들고
뒷동산을 넘어 범 고개 바라 보이는
八峰山 한 자락 끝 느리재까지 단숨에 올랐다

느리재 큰 바위에 앉아 땀을 식히며
아버지 어머니 우리 형제자매들이 살고 있는
발 아래 엎드린 산천 마을을 내려다 보다
굽이굽이 無限川 감돌아 흐르는 곳
百濟의 혼 담은 뒷절로
답답한 가슴 풀러 불공 드리러 가신
어머니를 찾아 다시 뜀박질로
後寺里 山寺에 이르면 반가이 맞이하여
절음식을 찾아 주시던 어머니

八峰山 그림 속에서
20 여년 동안 뵙지 못한 채
지금은 가고 없으신 어머니와
내 어렸던 시절
새벽 장대비에 떠내려가는 복숭아를 건져다
나를 맛있게 먹이시던 아버지

장마로 불어난 벙것개울을 업어 건너 주시던
아버지의 묵묵히 따뜻했던 잔등이며
서울 徽文고등학교로 유학가는 나를 禮山 기차역에서
어서 잘 가라며 눈물로 배웅해주시던
어머니의 열정이 솟아나던 손길이
아리게 아프게 아쉽게
후회막심 영영 살아서
八峰山 그림 속에서
傳說이 되어 있으리라는 것을
나는 믿는다.

- 歸天하신 어머님(2003. 2. 20.)과
아버님(2004. 2. 23)을 그리워 하면서.

夜來香(예라이샹)/ 등려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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