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2월 14일 월요일

<부활을 묵상하는 시 모음> + 풀꽃의 힘

+ 풀꽃의 힘 

기름진 넓은 들에 봄날이 오면 
흐드러지게 피는 자운영꽃. 
농사의 밑거름이 되기 위하여 
봄의 끝에서 죽음 속으로 몰락하면서도 
꽃은 숙명이라고 슬퍼하지 않는다. 

풀꽃은 썩 아름다우나 세상을 유혹하지 않고 
왜 그다지 곱게 치장하는지 
세상을 위해 온몸을 눕히면서 희생하는지를 
말하려 하지 않는다. 

세상사람들은 날마다 치장하면서 
풀꽃처럼 세상을 위하지도 않고 
넌센스로 풍성한데 

풀꽃의 위대함은 
한마디 불평 없이 
아무런 항거 없이 
농부의 쟁기보습 밑으로 몸을 눕히는 
자유로움이며 
봄이 오면 어느 날 살며시 
쓰러졌던 그 자리를 다시 찾아오는 
부활이다. 
(청산 이풍호·시인, 충남 예산 출생)


* 엮은이: 정연복 /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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