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26일 수요일

동전 한닢의 행운

일요일 아침 산보를 위해 집을 나섰다. 
딸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와 공원, 와이키키 해변동네에 인접한 알라와이 운하를 따라 와이키키요트장까지 이어지는 산책로는 풍광이 좋기로 이름이 나있다. 내가 사는 동네 사람들이 벌써 산책로를 걷거나 뛰어가고 있었다. 

아직도 해뜨기전 이라서 이슬마저 풀포기며 잔디에 촉촉히 맺혀있어 내가 걸음을 옮길 때마다 신발에 와닿는 감촉이 싱그러웠다. 

으례 산보를 시작하기 전에 우선 나는 공원 야자수(코코넛 트리) 밑에서 어릴적 초등학교 다닐 때부터 해왔기에 동작이 익숙한 맨손체조를 하나 둘  마음속으로 구령을 부르며 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걷기와 뛰기를 반복하면서 맥컬리 다리를 건너 와이키키해변 쪽으로 향했다. 

알라와이 운하위에서 물을 가르며 헤엄치는 물오리 한쌍을 바라보며 오늘 아침도 즐거운 산보를 했다. 그리고 걸으며 생각나는 일들을 정리하면서 몸과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잭인더박스 패스트푸드음식점을 지나고 칼라카우아 큰길을 건너서 군인휴양소 잔디밭을 가로질러가기만 하면 고운 금모래로 유명한 와이키키해변이 양편으로 펼쳐지는 것이다. 

칼라카우아 길옆에 있는 잭인더박스는 내가 로스앤젤레스에서 20여년 동안 살때부터 호놀룰루로 이사와서까지 즐겨 찿는 음식점중의 하나이다. 지금은 


:: 사진 - 알라와이 운하의 물을 가르며 헤엄치는 물오리 한쌍 


서울에서 여름방학을 보내고 있는 딸아이와 산책을 할 때는 지나가다 들려 시원한 음료수를 주문해 목을 추기기도하는 쉼터의 역활을 해준다. 

오늘 아침은 잭인더박스의 문앞을 그냥 지나가는데 보도위에서 반짝 빛나는 동전 한개가 눈에 들어왔다. 나는 평소에도 동전 한잎이라도 집안에서 눈에 띄이거나 호주머니 속에서 손에 잡히면 나중에 쓰기위해 잘 간수하는 버릇이 있다. 미국돈 1센트이지만 큰 돈이나 다름없이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는 그 동전을 집어들면서 마음속으로 '행운의 동전'이구나라고 반가워했다. 하찮은 동전 1센트, 한국돈으로 치면 10원도 안되는 소액이지만 여기서 물건을 사고 돈을 지불할 때 1센트가 수중에 없어 큰 금액의 돈을 내고 거스름돈을 한 손 가득히 받아야하는 경우나, 1센트가 모자라 물건을 아예 사지 못하는 경우를 얼마나 겪었던가. 그런 때 동전 한닢의 소중함을 생각하면 '행운의 동전'임에 틀림없다. 

내가 느끼는 행운의 감정과 똑 같은 마음일지 모르지만 미국 사람들은 길을 가다 1센트짜리 동전 한닢을 발견하면 모두 '렄키페니' (lucky penny)라고 소리내 좋아들하며 호주머니에 소중히 간직한다. 큰 행운을 손에 잡은 듯한 표정으로 말이다. 행운의 동전이란 뜻이다. 그 기분은 앞으로 가는 길에 행운을 불러다 줄 징표로의 믿음인 것이다.  

미국, 한국은 물론 이 세상 어디서든 돈이란 참 중요하고 값진 것이다. 돈없이는 하루 한시도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이어서 돈이야말로 사람의 삶과 인격과 양심을 송두리째 변화시키는 무서운 존재이기도 하다. 큰 돈이 있으면 편하게 사는 세상이기도 하니 돈의 가치야말로 말해 무엇하랴. 남들의 생각처럼 내 생각으로도 1센트의 가치는 결코 크다거나 중요하다고 보지는 않는다. 

미국사람들이 동전 한닢을 렄키머니로 소중히 생각하는 것은 돈 한푼이라도 중요할 때는 행운처럼 중요하다는 서양사람들의 돈에 대한 귀한 의식으로 보고 싶다. 여기서 돈의 정체를 무서운 존재 거대한 존재로 보는 것은 일단 접어두고 싶다. 왜냐하면 조그만 돈 동전 한잎이 나에게 주는 반가운 마음이 이 시간만큼은 돈의 정체보다 더 중요하게 가슴에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른 아침 산책길에서 어쩌다 나에게 기쁨과 희망을 준 동전 한잎의 의미를 곰곰히 되새겨본다. 동전 한닢을 주어들고 인생의 나머지를 좋은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는 행운에 감사한다.  그리고 앞날에 다가올 삶에서 언제나 행운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동전 한닢잎으로 행운을 꿈꾼 오늘 아침의 산책은 여늬 아침보다 마음이 밝고 흐믓했다. <청산 이풍호 Paul Lee 시인 2006. 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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