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에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정체감의 위기와 신분과 인종등의 자아인식에 대한 갈등 속에서도 미국 땅에서 한국어만 하고 살 수는 없다.
영어는 어쩔 수 없는 또다른 몸의 일부이자 생활의 도구로 등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국 영어도 모국어 못지 않게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어야 하고 영어로 시 창작을 해야 미국문단속에 합류할 수 있다는 점, 능력상 가능하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 등등으로 미주문단에도 1985년 이후 ‘영시’란이 생기기 시작했다.
고원, 최연홍, 이성열, 김파, 이풍호등이 그들이며, 시 창작의 2번째 단계에서 보인 영어와 미국문단에 대한 열린 마음의 현상들이다. (주: 이풍호의 필명은 청산이다) 호놀룰루=청산 이풍호 시인, 기자
미주한국문학 다각도 조명 시도
[시카고 중앙일보] 기사입력: 08.30.02 08:52
한인 이민 100주년 ‘미주 한국문학 심포지엄’이 8월 17일 오전 10시부터 LA의 JJ그랜드 호텔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미주 한국문학의 좌표’라는 주제로 미주문협(회장 송상옥) 창립 20주년 기념행사와 함께 열린 이날 한국과 전 미주에서 1백여 문인들이 참석했다.
미주 문단과 현대 한국문학의 흐름을 조망하기 위해 초청된 문학강연 강사로는 충북대 정효구교수(문학평론가)와 명지대 홍문표교수(시인·문학 평론가), 일레인 김(UC 버클리 대학원 아시안 아메리칸 스타디스 부원장), 서울 시립대 이동하교수(문학평론가)와 한양대 현길언교수(소설가)등 5명이었다.
또한 미주 각 지역 문단 소개에서는 소설가 박요한(뉴욕), 시인 임창현(워싱턴), 시인 배미순(시카고), 소설가 손용상(텍사스), 평론가 최금산(샌프란시스코), 시인 정용진(남가주) 등 6개 지역 대표 문인들이 발표자로 참가했다.
강사들의 강연내용을 요약해 시리즈로 소개한다.
<편집자>
1.재미 한인문학, 어제 오늘 내일 -시(의식의 변천사를 중심으로)
; 충북대 정효구교수
문제 제기에서 의식의 변천과정(언어-자아- 조국에 대한 인식), 결어로 이어진 이 강연은 ‘재미 한국인-총체적 접근(이광규)’ ‘미주 한인 문학의 흐름(한만희)’ 시 동인지 ‘지평선’ 동인지 ‘신대륙’등을 위시해 각 지역 문학지를 참고 텍스트로 사용했음을 밝힌다.
현재 재미 한인의 수를 200만명이며 LA와 뉴욕, 시카고등 대도시 혹은 그 주변지역에 한인들이 많이 살고 있다.
문예지도 이런 대도시중심으로 발간되고 있으며, LA의 미주문학과 뉴욕문학, 시카고문학, 워싱턴문학과 애틀랜타의 한돌문학등이 대표적이다.
재미 한인 문예지속의 시작품은 대부분이 한국어로 쓰여졌다.
시인들은 한국어를 반드시 ‘모국어’라고 부르고 있으며 이는 역사적, 문화적인 의미외에 어머니로 표상되는 생물학적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이 모국어는 시 창작시 3단계를 거치고 있다.
첫째는 시작품이 모두 한국어인 경우, 2번째는 한국어와 일부 영어, 3번째는 모든 시작품이 다시 한국어로 창작된 단계등이다.
“우리가 태어나서 이만큼 살아올 때까지, 우리의 사고를 지배해 온 것은 모국어다.
...엄밀한 의미에서 모국어 아닌 문학적 표현이란 껍데기에 지나지 않는다”(송상옥-'미주문학' 창간호 권두언에서)
이처럼 몸만 미국에 있을 뿐 한국인이나 마찬가지인 이민 1세들에게 모국어는 고향과 조국의 등가물로서 자아정체성의 확립을 위한 것이며, 해외에서도 한글문학 발전에 이바지해보겠다는 자부심과 함께 모국어가 아니면 생명감이 넘치는 문학을 할 수 없는 절대적인 도구인 것이다.
그러나 ‘나는 누구인가?’라는 정체감의 위기와 신분과 인종등의 자아인식에 대한 갈등 속에서도 미국 땅에서 한국어만 하고 살 수는 없다.
영어는 어쩔 수 없는 또다른 몸의 일부이자 생활의 도구로 등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국 영어도 모국어 못지 않게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어야 하고 영어로 시 창작을 해야 미국문단속에 합류할 수 있다는 점, 능력상 가능하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 등등으로 미주문단에도 1985년 이후 ‘영시’란이 생기기 시작했다.
고원, 최연홍, 이성열, 김파, 이풍호등이 그들이며, 시 창작의 2번째 단계에서 보인 영어와 미국문단에 대한 열린 마음의 현상들이다.
제3단계는 어떤가?
1970년대 후반에 시작된 이민의 물결이후 한 때의 냉정한 현실과의 위기감의 고전 끝에서도 재미 한인들의 숫자는 계속 늘어났다.
이와 반대로 조국의 상황은 급변해 날로 발전 일로에 돌입했고 조국에 진한 향수와 함께 신랄한 비판, 자부심 또한 늘어갔다.
1990년대 이후 재미시인들의 조국에 대한 인식은 절제할 수 없을 정도로 향수에 빠진 단계와 현실에 대한 비판 시각, 남북한 모두를 조국으로 인식하며 통일을 갈망하는 단계등으로 나뉘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영어보다 모국어로서의 한국어 시창작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필자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1. 재미시인들은 모국어를 시 창작의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모국어는 고향, 조국의 등가물로서 그들의 정체성 위기를 해결해주는 도구다.
최근들어 영어로 시를 창작하려는 이민 1세들의 노력이 오히려 줄고 있으며 모국어에 예속된 상태가 아니라 자부심을 갖고 영어보다 모국어를 즐겨 선택한 단계에 이르고 있다.
2. 재미 시인들의 자아인식을 여러 측면에서 탐구가 필요하다.
주인의식과 역사 의식, 인종정체성의 문제등에서 미국내에서도 당당한 코리안 아메리칸으로 살아가고 있으며, 인종문제는 다소 완화되고 있는 쪽이다.
3. 재미 시인들의 조국인식은 절제 불가능한 나르시시즘의 성격을 띠기도 하지만 중립적이고 열린 시각을 갖고 있다.
한국계 미국인의 신분인 이상 중요한 탐구대상이며, 앞으로 도시 문명이나 종교의식의 문제등은 다음 기회를 기약한다.
배미순 편집위원, 2002. 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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