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7월 11일 일요일

선인장 (연작시-청산)


선인장 - 1 


아무도 없는 빈들에서
수도 없는 가시창을 세우고 있네.

태고부터 발아래
보물을 감추고 있는 양
숨을 죽이고 서 있는
너는

밤낮으로
겁장이.




선인장 -  2 

목이 탄다.
110도의 빈들이 탄다.

기억 따라 개여울이 흐르면
선인장은
긴 밤으로 길을 떠난다.

피맺힌 한을
내심에 간직하고
침묵을
외로움을
가시 끝마다 토해내면서

신기루 속에 오아시스가 멀어서
가슴이 더 탄다.




선인장 -  3 

봄 오는 거리에
스산한 바람이
세 송이 꽃을 피우고

해가 가득 찬 계절에는
보라꽃, 분홍꽃만 남아
노랑꽃을 피우던
너를 찾고 있다.

언제나
웃을 줄도 모르던
무장한 채 핀 꽃이여,

물이 싫어
어둠이 싫어
전등불마저 외면하고

가시외투를 벗어 버렸는가.

애잔한 꽃이여,
멀리 떠나서
한 마디 말도 잊었는가.
이른 봄부터
노랑꽃을 피우던 너를
오늘밤에 다시 만난다.


*푸치니의 '나비부인' 중에서 허밍코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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