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歲月이 가면 / 박인환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과거過去는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公園
그 벤취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어
내 서늘한 가슴에 있건만.
박인환은
** 암울한 시대의 절망과 실존적 허무를 피에로의 몸짓으로 대변한
당대의 정신적 제왕이자, 모더니즘. 리얼리즘. 실존주의의 시세계를
구축하며 전후 문단의 지평을 넓힌 기린아였다.
1956년 시 <세월이 가면>을 쓰고 친구 이진섭이 곡을 부침.
3월 20일 심장마비로 자택에서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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