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표<현대문학, 1995년 10월 490호>
도라지꽃
- 청산
토담 둘러친 뒷뜰
장독대 옆 꽃밭에
더덕넝쿨이 방울꽃
대롱대롱 피울 때
도라지가 깊은 산골을
꿈꾸며 꽃을 폈다.
시집가는 누나가
남 몰래 쓰다듬고
수줍은 미소지으며
잎파리에 하소연 물들여
파란 꽃 피웠을까.
싱싱한 잎줄기에
푸른 초여름이
팰리트 위의 물감처럼
짙게 묻어 있는 아침,
이슬 방울방울
내 어린 가슴 속에
자연의 놀라운 풍경으로
波紋을 그려주던 꽃.
그 도라지 꽃을
인상 깊었던 명화처럼
지금 떠올릴 수 있기에
잊어야 할 추억이 많은
이 세상에서도
나는 즐겁다.
***
전자 바이올린 연주 유진박/ 아리랑
시집가는 누나가
답글삭제남 몰래 쓰다듬고
수줍은 미소지으며
잎파리에 하소연 물들여
파란 꽃 피웠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