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2일 월요일

도라지꽃

발표<현대문학, 1995년 10월 490호>

도라지꽃
 - 청산


토담 둘러친 뒷뜰
장독대 옆 꽃밭에
더덕넝쿨이 방울꽃
대롱대롱 피울 때
도라지가 깊은 산골을
꿈꾸며 꽃을 폈다.

시집가는 누나가
남 몰래 쓰다듬고
수줍은 미소지으며
잎파리에 하소연 물들여
파란 꽃 피웠을까.

싱싱한 잎줄기에
푸른 초여름이
팰리트 위의 물감처럼
짙게 묻어 있는 아침,
이슬 방울방울
내 어린 가슴 속에
자연의 놀라운 풍경으로
波紋을 그려주던 꽃.

그 도라지 꽃을
인상 깊었던 명화처럼
지금 떠올릴 수 있기에
잊어야 할 추억이 많은
이 세상에서도
나는 즐겁다.

***

 

전자 바이올린 연주 유진박/ 아리랑


댓글 1개:

  1. 시집가는 누나가

    남 몰래 쓰다듬고

    수줍은 미소지으며

    잎파리에 하소연 물들여

    파란 꽃 피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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